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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김소월 '삭주 구성' 해설/해석/분석/정리

by 홍홍쌤 2024. 3. 14.

안녕하세요 홍홍쌤입니다~

오늘은 김소월 시인의 「삭주 구성」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시 원문

물로 사흘 배 사흘

먼 삼천 리

더더구나 걸어 넘는 먼 삼천 리

삭주 구성은 산을 넘은 육천 리요

 

물 맞아 함빡이 젖은 제비도

가다가 비에 걸려 오노랍니다

저녁에는 높은 산

밤에 높은 산

 

삭주 구성은 산 넘어

먼 육천 리

가끔가끔 꿈에는 사오천 리

가다오다 돌아오는 길이겠지요

 

서로 떠난 몸이길래 몸이 그리워

님을 둔 곳이길래 곳이 그리워

못 보았소 새들도 집이 그리워

남북으로 오며가며 아니합디까

 

들 끝에 날아가는 나는 구름은

반쯤은 어디 바로 가 있을텐고

반쯤은 어디 바로 가 있을텐고

삭주 구성은 산 넘어

먼 육천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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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분석

 

시의 제목이면서 이 시의 제재인 '삭주 구성'은 내가 그리워하는 임이 있는 공간이자,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곳입니다. 즉, 죽음의 이미지를 띄고 있는 공간이지만 임이 있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화자는 '삭주 구성'이라는 공간에 가고 싶어하죠.

 

하지만 삭주 구성은 육천 리나 떨어져 있는 너무나도 가기 힘든 곳입니다. 2연에서 '제비' 조차도 가다가 비를 맞고 다시 돌아온다고 하죠. 이때 제비와 화자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기에 감정이입이 일어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때는 감정이입이 사용되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감정이입은 화자의 감정과 감정이입이 되는 대상의 행위가 분명하게 드러나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여기서는 제비가 비에 맞아 삭주 구성으로 가지 못하고 돌아왔다라는 내용만 있기에 감정이입으로 보지 않는 것입니다. 

 

3연에서는 제비조차도 쉽게 가지 못하는 삭주 구성이 화자의 꿈에서는 가끔 사오천 리로 거리가 줄어든다고 합니다. 이는 꿈에서조차 가기 힘든 '불귀지지'의 장소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는 것이지요.

 

4연에서는 화자도 새들도 삭주 구성이 너무나도 그리워 귀향하고 싶어하는 강력한 소망 의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어 5연에서 '구름'이 삭주 구성에 매우 근접해 떠가는 모습을 보여주죠. 이또한 삭주 구성에 가까이 가는 꿈에 부푼 화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귀향에 대한 강력한 소망 의지를 지니고 있음을 노래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삭주 구성은 '산'으로 가로 막혀 있는 먼 육천 리라고 하면서 시가 마무리되죠. 이때 '산'은 삭주 구성과 '나' 사이를 가로막는 장애물이지만, 동시에 '산'을 넘으면 삭주 구성에 도달할 수 있으므로 극복의 대상으로 표상되기도 합니다. 즉, '산'은 체념과 미련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는 시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화자는 왜 삭주 구성으로 가고 싶어할까요? 그것은 바로 화자가 처한 현실이 너무나도 고달프기 때문일 것입니다. 김소월 시인이 일제 강점기를 겪었던 것을 생각하면 아마도 그 고달픈 현실은 일제의 폭력적인 치하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지금까지 김소월 시인의 「삭주 구성」을 학습해보았습니다. 

오늘도 고생 많으셨고, 궁금한 내용은 댓글로 편하게 물어보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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