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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김소월 '왕십리' 해설/해석/분석/정리

by 홍홍쌤 2024. 3. 8.

안녕하세요 홍홍쌤입니다~

오늘은 김소월 시인의 「왕십리」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시 감상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여드레 스무날엔

온다고 하고

초하루 삭망이면 간다고 했지.

가도 가도 왕십리 비가 오네.

 

웬걸, 저 새야

울려거든

왕십리 건너가서 울어나 다고,

비 맞아 나른해서 벌새가 운다.

 

천안에 삼거리 실버들도

촉촉히 짖어서 늘어졌다데.

비가 와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구름도 산마루에 걸려서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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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분석

 

이 시는 유랑의 비애를 노래합니다. 화자는 왕십리를 건너가고 싶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비'가 와서 그러지 못하죠. 이때 '비'는 거추장스러운 존재임과 동시에 화자가 쉴 수 있는 핑계를 제공하는 유익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화자가 쉬고 싶다는 것은 1연에서 연쇄법으로 표현된 '오누나/오는 비는/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부분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즉, 지금 내리는 비는 가기도 애매하고 멈추기도 애매한 그러한 비라는 것이죠.

 

2연에서는 화자가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는 비의 모습을 노래합니다. 2연은 갯벌을 통해 생업을 이어나가는 어촌 사람들의 생활상과 관련한 내용인데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내려도 될 땐 내리지 않고, 내리지 말아야 할 때 내리는 야속한 비의 모습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3연에서는 '벌새'에 서글픈 시적 자아의 비애를 의탁하고 있습니다. 화자가 새에게 왕십리로 가서 울라고 했지만 '벌새'는 비를 맞아 나른해진 상태입니다. 이는 세상사에 찌든 시적 자아의 모습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4연에서는 천안 삼거리에 있는 실버들도 비에 젖어 축 늘어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구름'도 산마루에 걸려 나아가지 못하고 울고 있습니다. 이때 3연의 '벌새'와 4연의 '구름' 모두 화자가 감정이입을 하는 대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 울고 싶은 심정을 자연물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는 것이죠.

 

즉, 이 시는 화자의 두 가지 생각이 표현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비가 5일이나 내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괴로움, 둘째는 5일 밖에 내리지 못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핑계로 대기에도 애매하여 고심하는 모습입니다. 결국 시인은 오도가도 못한 채 유랑하는 자신의 모습에서 비애를 느끼고 있는 것이지요.


 

지금까지 김소월 시인의 「왕십리」를 학습해보았습니다. 

오늘도 고생 많으셨고, 궁금한 내용은 댓글로 편하게 물어보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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